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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림프종 투병일기

림프종 투병일기 #1 - 인지하지 못했던 림프종 초기증상

2019년도 5월 악성림프종 확진을 받았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병명은 악성림프종. 세부 아형은 거대 미만성 B세포 림프종

지금까지 받았던 림프종 투병에 관한 내용들을 앞으로 독백하듯 일기 형식으로 써보려 합니다.

 

제가 겪었던 림프종 초기 증상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많이 겪는 증상들입니다.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증상들이 내 몸에서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누군가에게 꼭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시작-

 

회사 업무가 미친 듯이 바빴다. 

회사에 출근하면 잠자는 시간 빼고는 회사에서 사는 거나 다름없었다. 더군다나 고객사 대응 업무가 주 업무다 보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19년도 초에는 그렇게 엄청난 야근을 했어도 회사 사정을 이유로 연봉 인상도 거의 없었고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의욕 저하에 빠졌었다. 

그만둘까를 여러 번 고민하다가 가장이라는 이유에 그만두지 못하고 버티기를 하였고, 결국 타 팀 발령을 받은 후에 숨을 좀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림프종 초기 증상들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피곤해서, 스트레스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이 문제였다고 이제와 생각이 든다.

 

초기 증상이었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적어본다.

 

 

 

1. 잦은 배아픔과 화장실 대변

 

배가 엄청나게 자주 아팠다. 화장실도 자주 갔는데 하루 세 번 정도는 기본으로 대변을 봤다.
대변도 대부분이 설사였다. 조금이라도 매운 걸 먹으면 바로 화장실행.
근데 극심한 스트레스에 과민성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퇴근 후 회사 근처 또는 집에서 스트레스를 술로 많이 풀어서 그래서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17년도 초에 복부 CT를 찍었을 때 별 다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더 안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마는 불과 1년 사이도 안돼서 찾아왔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30대 이상 대장내시경을 해보지 않았다면 꼭! 제발 꼭 대장내시경을 받으시길 권고드리고 싶다.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2. 밤에 잘 때 엄청 덥고 온몸에 땀

 

항상 피곤함에 찌들어 잠을 자면 새벽 2시~4시쯤 자주 깼다.
깰 때마다 온몸에 식은땀이 나고 엄청 더워서 이불을 덮지 못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곤 했다.
매일 그런 건 또 아니라서 림프종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워서 그런가 보다', '요즘 내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병을 확진 받고 알아보니 이런 증상이 림프종 증상이라고 한다.
내 몸에서 보내는 경고 신호인 줄도 모르고... 나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버렸다.

 

 

 

3. 극심한 피로, 무력감

 

피로감이 정말 말도 못 했다. 너무 피곤했다. 근데 나는 야근을 많이 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새벽까지 야근하는 경우도 많았고.. 결혼 후 양가 가족 행사도 너무 많았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가 있어서 주말도 쉬질 못했다.
하루도 마음 편하게 쉬질 못했으니 피로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내가 암에 걸렸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잦은 회식 때문에 피곤함은 늘 떠나지 않았다. 기운이 없고 회사에서 졸기 일쑤였다. 잠을 쫓아내기 바빴고..
다 야근 때문인 줄 알았다.

 

어느 정도가 병적으로 피곤한 것인지 잘 생각해보자.

격한 운동을 한 당일 피곤함. 예를 들어 등산을 한 당일 오후에 피곤함이나 격하게 축구나 헬스를 하고 난 다음 오는 피로감, 혹은 그 이상의 피곤함이 며칠 이상 지속되고, 잠을 평소 푹 잤는데도 계속 피곤이 쌓이기만 한다면 내 몸이 이상하다고 생각해봐야 한다.

 

 

 

4. 고혈압

 

30 중반의 나이에 혈압이 140을 유지했다.
처음에 신장 쪽에 문제가 있을까 해서 신장 내과를 찾아가 초음파 검사도 하고, 성인병을 의심해서 비뇨기과도 찾아갔다.
하지만 양쪽 진료 소견 모두 지극히 정상이라고 나왔다.
고혈압은 잦은 음주와 고기를 자주 먹기도 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은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고 있고, 술은 아예 못 먹는데 고기는 지금도 많이 먹는다.
현재 수축기 122~128 정도의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 없이 혈압이 높게 나올 리가 없다는 걸 이제 알았다.
혈압이 높다면 몸 어딘가에 꼭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니 종합검진을 꼭 받아봐야 한다.

 

 

 

5. 체중감소

 

확진 받기 전 몸무게가 먹는 양은 분명 줄지 않았는데 3킬로가 빠졌다.
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몸무게가 줄어서 오히려 좋아했었다. 정말 바보 같았다.
먹는 양은 똑같은데 혹은 더 많은데, 운동하지 않았는데도 몸무게가 줄었다면?
단순히 좋아하기 전에 내 몸의 이상 신호가 아닐지 생각해보는 게 좋다.

 

 

 

6. 피부 가려움

 

몸이 자주 가려웠다. 매일 샤워를 하는데도 항상 가려웠다.
이것 역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단순히 피부가 예민해서 가렵다고 생각했다. 
림프종 초기 증상에는 피부 가려움이  있다.

 

 

 

7. 혈변 - 병을 알게 된 증상

 

팀장과 같이 저녁 + 술 한잔하고 집에 들어와서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토요일.
잠도 푹 자고 늘 그랬던 것처럼 배가 또 아팠다. 아침마다 심한 복통...
술을 먹었으니 또 설사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변기에 앉자마자 설사가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변기를 보니 검붉은 색 적포도 와인????? 을 쏟아놓은 줄만 알았다.
너무 놀라서 그 와중에 사진을 찍고 병원을 가서 소화기내과를 찾았고 의사를 보여줬다.
의사 선생님은 사진을 보시고는 직장 내 치질일 수 있다. 대부분 그러니 직장 내시경을 해보자 하셔서 급하게 관장만 하고 내시경을 시작했다. 나도 이때 받은 대장내시경이 처음이었다.
직장만 보기로 했던 내시경이 계속 대장을 타고 들어갔다. 정말 힘들었다... 와우...
직장에서 있을 줄 알았던 출혈 지점은... 대장 상부 쪽에서 계속 흘러내려왔고..
그렇게 타고 올라가다가 대장 시작 부분까지 올라갈 때쯤 급하게 의사 선생님은 위내시경 준비를 간호사들에게 준비시켰다.
간호사들이 준비를 시작하는데 그때 소장에서 대장으로 연결되는 부분에 4센티미터가량의 커다란 혹이 발견되었고, 거기서 계속 출혈이 되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발견한 그 혹 덩어리에 지혈제를 뿌리고.. 난 그 자리에서 바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내 병원 생활의 시작. 19년 5월 18일.

 


※아래는 삼성병원 홈페이지 의학적 기술자료 입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림프절이 통증 없이 서서히 커지는 것입니다. 주로 목, 흉부, 겨드랑이, 복부, 사타구니 부위에 잘 나타납니다. 그 외에 발열, 밤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체중감소, 피로감, 피부 가려움증, 피부발진 등이 나타나며 림프절 외의 장기에 발생 시 기능 손상에 따른 증상이 동반됩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목, 겨드랑이 밑, 사타구니의 덩어리 즉, 림프절 비대를 발견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어떤 경우에는 오한, 발열, 피로감 등 몸살감기를 앓는 듯한 증세로 발견되기도 합니다. 골수에 침범이 된 경우에는 혈액 검사상 혈구들의 감소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복부의 불편감 등 소화기계 증상의 호소 역시 림프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 외에 악성 림프구가 중추신경인 척수와 뇌로 침윤된 경우에는 구토와 두통을 호소합니다. 이처럼 악성 림프종의 증상들은 발생 부위에 따라 여러 증상이 나타나며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진됩니다.

 

#출처 :

www.samsunghospital.com/dept/main/index.do?DP_CODE=lymphoma&MENU_ID=001001003009

 

림프종클리닉 | 삼성서울병원

증상 가장 흔한 증상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림프절이 통증 없이 서서히 커지는 것입니다. 주로 목, 흉부, 겨드랑이, 복부, 사타구니 부위에 잘 나타납니다. 그 외에 발열, 밤에 땀을 많이 흘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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